안녕하세요! 든든멘토 62기로 활동 중인 경희대학교 고연우 멘토입니다.
최근 문이과 구분이 모호해지고, 교차지원 가능 대학이 증가함에 따라 어떤 과로 진학할 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미디어학과와 컴퓨터공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는 제 경험을 통해, 각 계열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문과였으며, 경희대학교 정경대학 소속인 미디어학과로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디어를 포함한 많은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 코딩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제 강점을 만들기 위해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소속 컴퓨터공학과를 다전공으로 삼게 되었죠.
이렇게 복수전공을 하면서 제가 느낀 문과와 이과의 차이를 하나 꼽자면,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이제까지 겪은 미디어학과의 시험은 모두 서술형 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의 방향성은 존재하기는 하지만,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자신의 의견을 얼마만큼 ‘논리적’으로 표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수강한 미디어학과 전공기초 과목의 시험에서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아버지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는 문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는 수업 시간에 배운 매스커뮤니케이션학의 토대를 구성한 4명의 학자에 관한 내용을 주제로 합니다. 그러나 네 명 중 어느 학자를 메스커뮤니케이션의 아버지라고 답할 것인지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에 달린 것입니다. 여러 정답이 존재할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견에 대한 주장과 근거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겠죠.
이러한 경험을 통해 ‘과정’이 ‘결과’에 상응하는 중요성을 가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문과로 분류되는 모든 학과가 이러한 것은 아닙니다. 같은 정경대학 소속인 경제학과만 보더라도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 정확한 계산을 요하는 경우가 많죠.
한편, 컴퓨터공학과에서는 자신의 노력을 입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코딩을 배우는 과목에서는 시험에서 제시된 모든 문제를 한 프로그램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문제라도 잘못돼서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으면 시험 전체 0점 처리가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즉, 잘못된 답은 작성하지 않고 지우고 제출하는 것이 나은 거죠.
이처럼 컴퓨터공학과 전공 수업에서는 꼼꼼한 학습 과정을 바탕으로 최선의 ‘결과’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의견을 적절하게 펼쳐 나가기를 바라는 분은 문과를, 자신의 사고력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에 보람을 느끼시는 분은 이과에 대해 먼저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물론, 저는 미디어학과와 컴퓨터공학과만을 경험해봤고, 20학번이기 때문에 아직 많은 수업을 들어봤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 경험만으로 문과와 이과 각각을 일반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제 이야기가 문이과 선택이나 대학 진학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선택 이후에도 저처럼 다른 계열의 학과를 복수 전공하거나, 대학 진학 후 전과 등 여러 방법이 존재합니다.
그러니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며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방향을 설정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