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부 (1).JPG

 

 

안녕하세요!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23학번 신소연입니다.

오늘은 생기부 쓰는 법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0. 시작하기 전에

저는 어쨌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입을 했지만, 다시 살펴보면 제 생기부에 아쉬움이 꽤 많이 남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때까지는 반도체공학과 진학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과탐 선택과목도 화2, 생2였고 생활기록부 내용도 화학공학과에 관련된 내용이 많아서 솔직히 생기부 내용만 보면 반도체공학을 희망하는 학생 같지는 않아요. 이러한 저의 고등학교 생기부에 대한 아쉬움을 바탕으로 어떻게 생기부를 쓰면 좋을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생활기록부를 어떻게 써야 하는데?

 

화학 교과에서 반도체 분야에서의 신소재 적용을 주제로 탐구한 뒤 반도체의 화학 공정에 대해 흥미를 가졌으며, 특히 빛을 받으면 화학적 성질이 바뀌는 PR을사용하는 포토 공정(Photo lithography)에 관심을 가져 포토 공정의 과정과 자외선을 받은 PR(Photo resist)의 성질이 변화하는 원리에 대해 탐구함. 반도체의 포토 공정은 반도체 위에 원하는 회로 패턴을 그려 넣는 방법으로, 반도체 웨이퍼위에 빛에 민감한 물질인 PR을 바른 뒤 원하는 부분만 빛을 가하는 리소그래피과정을 거쳐 PR을 활성화시킨 후 그 부분만 제거하는 현상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알게 됨. PR은 빛이 가해지면 화학 구조가 바뀌며, 특히 positive PR은 자외선을받기 전에는 현상액에 용해되지 않지만, 빛과 반응하면 현상액에 용해되도록 구조가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됨. 포함된 물질에 따른 Positive PR의 분류, 사용되는빛의 파장에 따른 리소그래피의 분류와 장단점 뿐만 아니라 산업용 포토 공정의 조건 등에 대해서도 살펴봄. 포토 공정에서 사용되는 자외선 영역의 파장이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보며 불가능할 것 같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인상깊게 여김. 반도체 생산 공정에 대해 화학적, 물리적으로 자세히 학습하고 싶어함.

 

다음은 저의 고등학교 3학년 자율활동 부분에 기재한 내용입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하나 말씀드려볼게요.

 

 

 

a) 예전에 내가 뭘 썼는지 주목하자.

저 같은 경우는 반도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화학 시간에 14족 원소(비금속 원소)인 탄소의 동소체인 그래핀이 어떻게 전기전도도가 높은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 것이었어요. 조사 중 2차원 반도체 소자로 그래핀이 주목받는 글을 보고 반도체가 어떤 것인지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화1: 그래핀의 전기전도도에 대해 알아보다 2차원 반도체에 관해 알게 되어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짐 -> 화2: 2차원 반도체에 대해 조사하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실리콘 반도체와의 공정적 차이점에 대해 조사함 -> 3학년 자율활동: 반도체 공정에서의 포토 공정에 관심을 가져 포토 공정에 사용되는 PR의 광화학 반응에 대해 알아봄.

정도의 흐름입니다. 이렇다면 어떻게 제가 반도체의 포토 공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항상 생기부를 쓸 시즌이 되면 예전에 내가 어떤 내용을 썼는지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어떤 주제를 어떻게 심화시키면 좋을지 생각해서 스토리를 만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이 방법이 대입 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학문적 탐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b) 단순한 지식 조사가 아니라 나에 대해서 쓰자.

여러분이 반도체에 관심이 있다고 반도체의 구조에 대해서 조사하고 이 내용을 생기부에 설명해놓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어차피 교수님들은 다 아는 내용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왜 그 공부를 하고 공부를 한 뒤에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것을 배웠으며,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떤 공부를 더 하고 싶은지 입니다.

 

- 왜 그 공부를 했는가 - 평소 어떤 현상을 관찰했다, 지난 학기에 어떤 것을 공부하다 이것에 관심을 가졌다, 교과 시간에 어떤 것에 호기심을 가졌다, 책을 읽다가(솔직히 책 읽다가 호기심을 가졌다.. 라는 건 개인적으로 좀 비추입니다 너무 뻔하고 진실성이 안 느껴지는 것 같아요) 등등

 

- 어떤 활동을 했다 -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식적인 면이 포함될 수 있지만, 뻔한 내용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한 노력; 논문을 읽었다, 대학 교수님과 컨택했다, 학우들에게 발표를 했다 등을 어필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 배운 점, 느낀 점, 새로 궁금해진 점 - 여기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본인이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느낀게 무엇이며, 해당 학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주면 좋습니다. 또 새로 궁금해진 점을 밝혀주면서 다음 학기에 자연스럽게 해당 주제에 관해 탐구해보면 좋습니다.

 

 

 

c) 모든 과목에서 본인의 관심사를 엮으려 노력하되, 너무 억지로 하지는 말자.

본인의 관심 분야가 반도체라고 해서 물리, 화학에만 반도체를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에서는 인간의 뇌구조를 모방한 반도체인 뉴로모픽에 관해서, 경제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통해서 본 글로벌 경제에 관해서, 역사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등장이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본인의 희망 진로와 관련이 없어보이는 과목의 과세특에서도 본인 관심사를 드러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항상 과유불급이라고 관련점이 전혀 없는데 억지로 엮지는 마세요. 예를 들어 체육과목인데 반도체를 활용한 헬스케어 제품에 관해서 써본다고 생각해봅시다. 이걸 체육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이건 사실상 물리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항상 내 진로와 엮어서 써여한다는 강박에 휩싸이는 건 스트레스만 받고 나중에 읽어봤을 때 별로 큰 가치가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본인 진로와 관련이 없는 과목은 여러분의 성격(리더십, 열정, 끈기 등등의 인간적인 특징)을 어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 내 생기부에서 아쉬웠던 점

 

a) 관심사가 바뀌면 두려워말고 생기부 방향을 틀자

제가 가장 많이 후회했던게, 2년 동안 화학공학 관련된 생기부를 만들었는데, 고3 때 갑자기 반도체공학과를 쓰면 대학에서 나를 붙여줄까?라는 고민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고3 때 생기부에도 50%는 화학공학, 50%는 반도체공학에 관련한 내용으로 생기부 내용이 많이 분산됐습니다. 물론 위에서 보여드린 예시는 반도체에 관련된 내용이지만 고3 1학기 때 진로활동에서는 화학 공정에서의 수율 늘리는 방법과 관련된 내용을, 고급화학에는 촉매와 관련된 내용을 썼어요.

생기부를 쓸 때는 화학공학과로도 수시 지원을 하고 반도체공학과로도 지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수시를 쓸 때가 되니 이미 확고히 반도체공학과를 가고 싶어져서 결국 화학공학과로는 한 장도 쓰지 않게 되었어요.

수월한 대입을 위해서 생기부를 쓴다기 보다는 정말 본인의 관심분야에 대해서 미리 공부한 것을 생기부에 쓴다고 생각해보세요.(실제로 저는 고3 때 반도체 관련 공부한 게 대학공부에 적잖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어떻게 생기부를 써야 대입에 유리할까 계산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생기부를 쓸 바에는, 본인의 관심사가 확 바뀌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b) 1, 2학년 때 다양한 활동(자연계는 특히 실험활동)을 하자 (학생부종합전형)

이건 좀 조심스럽긴 한데, 성적도 중요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는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중요합니다. 저는 코로나 2년이 고1, 고2여서 학교에서 활동을 많이 못 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방학 때 예습을 잘 한다면 학기 중에 다양한 활동(대회 등)에 참여하는 것이 성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고, 오히려 공부만 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건 본인 고등학교가 어떤 유형인지에 따라 좀 달라지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대입 이후를 생각했을 때, 그리고 만약 너무 많은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본인 성적 하락에 기인할 것을 걱정하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마치며..

마지막으로 고등학생 분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은 멀리 보자!입니다.

고등학생 때는 대입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만을 가지고 달리기 때문에 시야가 많이 좁아지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고등학생일 때도 그랬기에 멀리 본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지만.. 그래도 정말 본인이 원하는 학과에서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한 준비로 고등학교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대입이 많이 힘든 건 맞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그러니 좀만 더 힘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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